'치악산' 영화 "괴담일 뿐"…이미지 훼손 우려 원주시 강력 대응 - 2023. 8. 24
괴담으로 알려진 18토막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치악산' 개봉을 앞두고 원주시가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강력히 대응하고 나섰답니다.
원주시는 사실이 아닌 괴담 수준의 내용으로 인해 대표적 관광자원인 국립공원 치악산과 지역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영화 제작사에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최근 제작사와 만난 자리에서 영화의 제목 변경을 요구했답니다.
또 '실제가 아닌 허구'라거나 '지역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문구를 영화 도입부에 삽입하도록 하는 등 이미지 훼손을 사전에 차단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원주시가 개봉에 앞서 이토록 강경한 대응에 나선 것은 영화가 '18토막 연쇄살인'을 주제로 한 치악산 괴담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80년 치악산에서 18토막 난 시신 10구가 수일 간격으로 발견돼 비밀리에 수사가 진행됐다는 내용이랍니다.
영화가 치악산이라는 제목의 호러물이다 보니 당장 치악산 한우, 치악산 복숭아·배·사과, 치악산 둘레길 등 지역 고유 상품과 관광지에 대한 이미지에 타격이 우려된다는 것이 원주시의 견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지역 경찰도 공연히 바빠졌다.
'실제 벌어진 사건이냐',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느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에 경찰은 황당하다는 입장과 함께 괴담일 뿐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경찰관은 "영화 속 내용을 연상케 할 정도의 사건이 발생한 기록 자체가 없을뿐더러 퇴임한 경찰 형사반장이나 검시관에게도 소문을 해 봐도 모티브가 될만한 사건도 없었다고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답니다.
지명을 딴 영화 제목으로 논란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경기 광주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체험형 공포영화 '곤지암'과 전남 곡성군과 동명의 영화 '곡성'도 지역 이미지 훼손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치악산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명산이고 국립공원인 만큼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다면 지역으로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시의 입장과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영화 제작사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답니다.
영화 '치악산' 상영금지 가처분 기각…"명백한 허구 - 2023. 9. 12.
지역 이미지 훼손 논란에 휩싸인 영화 '치악산'의 개봉을 막아달라는 지역자치단체 등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는 12일 원주시와 대한불교조계종 구룡사 등이 영화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영화 상영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제작사는 예정대로 13일 영화를 개봉할 수 있게 됐답니다.
재판부는 "명백한 허구의 내용을 담은 이 영화의 배경에 치악산이 등장한다는 사정만으로 치악산의 명성이 훼손된다거나 시청자가 치악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된다고 예측할 수 없다"며 "원주시나 (원주)시민의 인격권이나 재산권에 중대하고 현저한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 8일 심문에서 원주시 측은 "원주 시민이 긍지를 느끼는 산에서 허위 사실로 노이즈마케팅을 할 경우 시민의 인격권과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제작사 측은 "현대사회에선 문화적 인식이 발달해서 특정 지명을 사용한 영화와 그 지역에 관한 부정적 이미지 형성은 별개"라고 반박했다.
'치악산'은 1980년 강원도 원주시 치악산에서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허구의 괴담을 토대로 한 공포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