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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승 장례식 빈소 나이 의정부 호원초 교감 교장 가해자

"조문 온 것 아니다"..극단선택 교사 장례식 쫓아간 학부모에 유족 울었다
- 2023. 8. 14

 2년 전 경기도 의정부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이 중 이영승 교사는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4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호원초 5학년 4반 담임 교사였던 고(故) 이영승씨는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씨는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MBC에 따르면 이씨는 숨지기 전날까지 민원을 받았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사망 직전 부재중 전화 2통이 찍혀있었으며 숨진 직후에도 문자메시지가 와 있었다. 장기결석 학생의 어머니 A씨였다.

A씨는 이씨가 답장이 없자 곧장 교무실로 찾아갔다. 당시 A씨를 목격한 이씨의 동료교사는 "(A씨가) 굉장히 난폭하셨다"라며 "'(이씨가)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안 믿으셨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셨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록에 따르면 유족이 A씨에게 “여기 서 있는 시간도 상당히 길었는데 들어오세요”라고 하자 A씨는 “인사하러 온 거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유족은 방명록 작성이라도 요구했지만, A씨는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 유족은 결국 “어머니, 남의 장례식장이 놀이터예요?”라고 물었다. A씨는 “저한테 화내시는 (거냐)”라며 “저 아세요?”라고 되물었다. 유족은 “저 어머니 몰라요. 어머니 성함 얘기 안 해주지 않았냐. 누구 학부모인지도 얘기 안 해주지 않았느냐”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이에 A씨는 “제가 못 올 데를 왔나 봐요. 그렇죠?”라고 말한 후 자리를 떴다.

이씨는 목숨을 끊기 전날에도 ‘아이를 따돌린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켜달라’는 민원을 받았다.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 B씨는 이씨에 화를 심하게 냈으며 교감을 찾아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요즘 엄마들처럼 별거 아닌 일에 쪼르르 학교 가서 '이거 고쳐주세요. 저거 고치세요' 이렇게 떠넘기듯이 한 게 아니다. 선생님이 원래 하시는 일이 그거지 않냐"라고 매체에 말했답니다.

수업 중 손가락 다친 학생.. 3년 넘게 "돈 더 달라" 요구

이씨는 또 부임 첫해인 2016년에는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치는 사건이 발생해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배상 요구에 시달렸다.
수업 중 일어난 사고라서 당시 학생 측에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00만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학부모 C씨는 더 많은 돈을 요구했고 3년이 지난 2019년 12월 31일에도 "2차 수술 예정"이라며 이씨에게 또다시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했답니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이씨는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라는 글을 남기고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의정부 교사 사망 때 학교는 뭐 했나…교장 등 징계 착수
- 2023. 9. 21

2년 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을 겪을 당시 학교 측은 소속 교사가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아예 몰랐거나 알고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 당국은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와 업무 담당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던 것입니다.


오늘(21일) 경기도교육청은 수원 남부청사에서 이러한 내용의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사안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 교육청은 숨진 이 모(남)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교사는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의 한 학생이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등을 다친 일로 이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반복적인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학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았음에도 휴직하고 입대한 이 교사에게 지속해서 학생 치료와 관련해 만남을 요청하고 복직 후에도 계속 연락했던 것입니다.

결국 이 교사는 사비를 들여 8개월 동안 50만 원씩 400만 원을 학부모에게 치료비로 제공했습니다.

이 교사를 상대로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는 2명 더 있었습니다.

2021년 한 학부모는 가정학습과 코로나19 증상에 따른 등교 중지, 질병 조퇴 등으로 인해 자녀가 장기 결석을 했음에도 그해 3월부터 12월까지 지속해서 출석 처리를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가 이 교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는 394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울러 이 학부모는 이 교사가 사망한 사실을 듣고 장례식장에 찾아와 이 교사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다른 학부모는 2021년 12월 자녀와 갈등 관계에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자녀에게 공개 사과를 할 것을 이 교사에게 요구했고, 이 교사가 학생 인권 문제로 난색을 보이자 수차례에 걸쳐 전화하고 학교에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던 것입니다.

도 교육청은 이들 학부모 3명을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업무방해 혐의로 어제 의정부경찰서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또 이 교사가 사망한 이후 이 교사가 이처럼 악성 민원을 겪어온 사실을 확인하고도 그의 사망을 단순 추락사로 처리한 당시 호원초 교장과 교감 등에 대해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임태희 교육감은 "학교 측이 이 교사 사망 전에 이러한 사실을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망 이후 조치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누구이고 몇 명이며 은퇴 여부 등을 밝힐 수는 없지만 관련자 전원에 대한 징계를 심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 교육감은 이 교사의 순직 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순직은 피해자 측에서 신청하면 인사혁신처에서 심사해 결정하는 데 이 교사의 유족이 신청할 경우 도 교육청은 행정적, 절차적 지원을 할 생각"이라고 했던 상황입니다.

이 교사와 같은 호원초에 근무하다가 앞서 사망한 김 모(여) 교사에 대해서는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 교사와 김 교사 모두 업무 과중과 관련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2021년 6월과 12월 호원초에 근무하던 김 교사와 이 교사가 각각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학교 측은 두 교사에 대한 각각의 사망 경위서에 '단순 추락사'로 교육청에 보고해 추가 조사는 없었습니다.

서울 소재 관할 경찰 수사도 그대로 종결됐던 것입니다.

이 사건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을 계기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에 도 교육청은 4개 부서, 13명으로 구성된 합동대응반을 꾸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이 교사와 김 교사에 대한 사망 경위를 조사한 뒤 오늘 결과를 발표했던 상황입니다.